가을 풍경

가을/김선영

향기로운 재스민 2012. 11. 28. 07:05

 

 

 	 	

 

가을/김선영

 

그는 물감장수

메뚜기도 한 철이라는데

요즘에 돈 못 벌면 언제 벌으랴

저 산등성 여기 강 언덕

저마다 가다리며 예약에 바쁘구나

수줍어 몸 감추던 홍시

높이 앉아 윙크하니

이내 뛰어가 예쁘게 칠해주고

가녀린 대추 잎새가 머무른 곳까지도

밧줄 타고 날아가 빨간 칠을 해준다

그가 그려놓은 그림을 보려고

산에도 들에도 인산인해다

 

 

믈감 팔아 한 밑천 두둑이 건진

그 장사꾼

서너 달 들어앉아 마누라 엉덩이 두들기고 있네

 

 

 

***김선영  (스토리 문학 2012 봄호에서)

 

 

2012. 11. 28    향기로운 재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