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상냥한 사람/향기로운 재스민

향기로운 재스민 2013. 1. 15. 04:53

 

 

 

 

 

상냥한 사람

 

향기로운 재스민

 

 

십년 이상을 옆에 있는 사람을 돌보아주던 의사 K 라는 분

두달에 한번씩은 꼭 약을 타러 가야 하기에,

기억력과 사무적인 일 때문에도

중요한 말을 잊지 않으려고

그림자처럼 따라 다녔는데,

얼마전에 그 분은 어쩔 수 없이 다른 곳으로 근무를.

 

정신적으로나 몸으로 힘든 사람을 보는 날도

많을텐데도 한번도  언짢은 모습의 어두운 얼굴로

사람을 대하지 않았다

어떻게히면 더구나 남자 분이 그렇게 부드럽게

한결같을 수 있을까

 

처음으로 이 구역 종합 병원으로 옮기는 날이라서

더 한결같은 그 의사가 떠오른다

여기도 익숙해지면 나아지리라 생각을 해보지만

은근히 조심스럽다

 

언젠가 살아 생전 어머님의 말씀이

'나이가 들수록 더 친절하게 대답해주면 좋겠다는'.

 

오후에 이 곳 구청 주택과를 찾는 볼일이 있어서

찾아간 날

여자 보다 남자가 더 친절하고 부드럽다는 느낌을

받은 날이다

이런 현상도 시대의 변화인가라는 생각으로 버스 번호를 찾는다

몇번 버스가 도착할거라는 안내 글자를 보고는

친절한 사람 같다는 반가운 마음으로 흐믓함과 미소로서

오칠일을 타본다

 

하루 종일 신경쓰며 다녀서인지 피곤해서

작은 애가 볼일이 있어서 왔는데도

누워서 잘가라는 인사를 대신하게 된다

 

오늘 한 일이 또 있단다

'하늘 포목점'책 세 권을

우체국에서 테헤란 빌딩에 있는

친구에게로......

 

 

2013. 01. 15   향기로운 재스민

 

# 244  은방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