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치마 처음 입은 날/향기로운 재스민

향기로운 재스민 2013. 4. 25.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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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 처음 입은 날

 

향기로운 재스민

 

 

시 창작 공부하면서

사월을 보내는 마지막 수요일날

하얀 살결에 어울릴것 같다며 추천해준 옷

어쩌다 한번은 입을날 있으리라 했던

검은 원피스

 

 

벽에 걸린채 언제나 저를 데려갈려나

일년을 끈기있게 그 자리 그대로 기다려준 너

미안함과 부끄러운 마음으로 첫번 째 외출에

같이 갈려나 묻고 또 묻는다 

 

 

'벚꽃과 물고기' 란 제목의 숙제에 어떻게

답해주실까

처음으로 바뀐 내 모습에도 한 마디 해주신다

더 환해져서 보기가 좋으네요로 

쑥스러운 마음을 대신해서 209호실 교실에서는

몇 발자국을 앞으로 돌아서 뒤로를 걸으며

즉석 모델이 되어본다

공부 시작 하기전에 몇년전에 새 가곡의 가사가 된

"국수나 한그릇 하러가세' 라는 교수님의 노래로

밝은 햇빛을 한아름 더 보태주신다

 

 

아파서 오늘 못 오신 반 친구에게

"국수나 한그릇 하러가세" 의 노래를 보내며

재스민 차를 보내고 싶은 날

처음 치마 입은 날이네요

 

 

 

 

 

패션쇼

 

김방주

 

 

사월을 보내는 마지막 수요일이다

하얀 살결에 어울릴 것 같다며

백화점 여직원이 추천해준 검은 원피스를 입는다

어쩌다 한번은 입을 날 있으리라 생각했던 옷이다

벽에 걸린 채 언제나 저를 데려가려나

끈기 있게 기다려준 너

미안함과 부끄러운 마음으로 첫 번째 외출에

같이 갈 거냐고 묻고 또 묻는다

 

 

환해져서 보기가 좋으네요

여자는 팔십이라도 가꾸어야 한다며

처음으로 스커트를 입은 내 모습에도 한 마디 해주신다

몇 발자국을 앞으로 뒤로 걸으며

쑥스러운 마음을 대신해서 209호실 즉석 패션쇼를 열어본다

교수님은 몇 년 전에 가곡이 된 “국수나 한 그릇 하러가세”라는

교수님의 노래로 백음악을 깔아준다

아파서 오늘 못 오신 반 친구에게

“국수나 한 그릇 하러가세”의 노래를 보내며

재스민 차를 보내고 싶은 날

처음 치마 입은 날이네요 문자를 한다

 

 

시를 배우면서부터 마음은 날마다 패션쇼다

 

 

 

2013. 04. 25  향기로운 재스민

 

 

#300    은방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