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그리움) 3 인칭 메타포 발상법 외에...

 

 

그녀 (그리움)  3인칭 메타포 발상법

 

 

그녀는 늘 내 머릿속에 있습니다

밤이면 더욱 잘 찾아오지요

그녀는 가끔 창문을 열어달라고 하기도 하고

커피 향기를 따라오기도 합니다

처음에 그녀는 홀로 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녀는 떼거지로 몰려옵니다

밤상 위에 있는가 하면 텔레비전 속에 있고

이불 속에서 나를 더듬다가 내목을 조르기도 합니다

그녀가 자주 찾아오면서부터 나는 밥맛을 잃었습니다

이제 그녀를 떼어놓고 싶은데

모퉁이마다 그녀가 나타납니다

그녀를 잡아갈 저승사자는 없나요?

 

 

 

* '그리움' 이 '그녀'가 되어 메타포가 발생한 셈이다

 

 

 

 

륀트겐 사진  _  생활

 

안현미

 

 

나 자주자주 까먹어요 슬픔을 고독을  사탕처럼 까먹어요 어려 빛깔을 사탕처럼 여러 빛깔의

사랑을 까먹고도 나 배고파요 나 배고파 어느날은 몰래 사내의 꽃나무열매를 까먹고선 까무룩

혼절해요, 사랑은 혼절이 아니면 혼돈이에요 내가 틀린 걸까요 나 자주자주 까먹어요

일요일을 예술가를 부엌을 생활을 까먹어요 까먹어도 까먹어도 줄지 않는 고독 까먹어도 돌아오는 계절들 까먹다 까먹다 마침내는 나까지 까먹고 나는 그저 우는 아이의 막대사탕 같은 엄마예요

내가 틀린 걸까요?

 

 

* 안현미 시집 『이별의 재구성』  (창비) 중에서

 

 

수요일 공부 중에서....

 

2013. 04. 11   향기로운 재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