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ply Beautiful _ Hilary Stagg
『시와 연애하는 법』 에서/안도현
사람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양변기에 눈 죽은 똥은 금세 잊어버리고 만디.
하지만 흙속예 눈 똥은 쉽게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흙속에서 똥은 오롯이
살아서 새로운 생명으로 부활하기를 꿈꾸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 덕분에 시 한 편을
얻었다.
뒷산에 들어가 삽으로 구덩이를 팠다 한 뼘이다
쭈그리고 앉아 한 뼘 안에 똥을 누고 비밀의 문을 마개로 잠그듯 흙 한 삽을
덮었다 말 많이 하는 것보아 입 다물고 사는게 좋겠다
그리하여 감쪽같이 똥은 사라졌다 나는 휘파람을 불며 산을 내려왔다
똥은 무엇하고 지내나?
하루 내내 똥이 궁금해
생각을 한 뼘 늘였다가 줄였다가 나는 사라진 똥이 궁금해 생각의 구덩이를
한뼘 팠다가 덮었다가 했다
_ <사라진 똥> 전문
**거부감 없이 재미있게 이런 것으로도 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았던 것 같아 참고로 이 글을 올려놓았다.
2013. 05.30. 향기로운 재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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