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평화

장마에/공광규

향기로운 재스민 2013. 7. 8. 06:46

 

   

 

 

 

장마에


공광규

 


건물과 숲을 배경으로 나를

사진 찍으려고 검은 구름 커튼을 친 채

후렛쉬를 마구 터트리신다

 


내가 지상에서 저지른 죄를

조목조목 다 아는지

후렛쉬를 터트린 후 호통까지 치신다

 


배경이 맘에 들지 않는지

아니면 내가 너무 더러운지 비를 뿌려

샤워도 시켜주신다

 


구름 위 저 하늘로 가는 날

오늘 찍은 사진을 편집해 두었다가

판단하시려는가 보다.

 

 


―웹진『시인광장』(2009. 겨울)

 

 

 

2013. 07. 08  향기로운 재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