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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는 아이/향기로운 재스민

향기로운 재스민 2013. 9. 9. 08:20

 

The Passage _ Jeanette Alexander

 

 

 

 

시를 읽는 아이

 

향기로운 재스민

 

 

열쇠고리속의 캡모자를 쓰고 있는 아이

 

수요일날 아침 여덟시면 내게 전화하는 아이

아빠와 목욕하고 영화 보는 날이면

더 엄마보다 아빠가 제일 멋지고 좋다는 아이

방학 숙제로 시를 읽고 그림을 그리고 감상문을 쓰고는

동상을 받았다며 공책을 부끄러운 듯 보여주는 아이

일년 동안 배운 바이올린을 아직은 잘 못한다며

처음으로 들려주는  아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주인공처럼 책읽기를 하겠다는 아이

스토리문학 84 가을호를 손에 들고 다니며

자랑스러워 흐뭇해하는 아이

책속에 누구의 시가 있기에.....

 

그 애의 공책에서 본 시

 

비 오는 날 (유희윤)

 

낡은 구두는

젖은 발이 안쓰럽습니다

 

젖은 발은

새는 구두가 안쓰럽습니다

 

어쩌다 엄마한테 야단 맞는 날에도

울면서 전화가 늦어 죄송하다는 아이

 

나는 그 애에게 김순진 시라면서

'깻잎반찬' 시를 읽어 준 가을 여행이었지요

 

 

2013. 09. 09  향기로운 재스민

 

#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