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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면/김방주

향기로운 재스민 2014. 12. 9. 08:11

 



 

*김종삼(金宗三, 1921~84).

욕심없는" 예술가 였다.
다음은 그의 시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의 전문이다.
가난한 사람들을 발견하고 사랑할줄 알았던 그를 기억하자.
그리고 진정한 시인의 반열에 그의 이름을 올리자.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시가 뭐냐고 나는 시인이 못됨으로 잘 모른다고 대답하였다.
  무교동과 종로와 명동과 남산과 서울역 앞을 걸었다.
  저녁녘 남대문 시장 안에서 빈대떡을 먹을때 생각나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엄청난 고생 되어도 순하고 명랑하고 맘 좋고 인정이 있으므로
  슬기롭게 사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알파이고
  고귀한 인류이고 영원한 광명이고 다름아닌 시인이라고.
 

 

 

 

* 사랑한다면

김방주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살아간다고 해도

기억조차 못하는지도 모르지,

아마도 무슨 일이 생겼는지도 모르지,

어쩌면 더 시간을 아끼고 싶을 만큼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내었는지도 모르지,

꿈속에서라도 번거로운 일이 아닌 일로

천상의 우체국이라도 찾아가고 있는지 모르지.

그럴지도 모르지.

 

 

#464

 

2014. 12. 09  향기로운 재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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