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설날/김방주

향기로운 재스민 2015. 2. 20. 21:16

 

♬ only Yesterday(바로 어제의 일만 같은데) / Isla Grant(아이슬라 그랜트)

 

  

설날

김방주

 

아버님 어머님 !

오늘은 음력 설날 2015年 하루를 시작하는 날입니다

일본에 가서 근무를 하는 작은애는 오지 못하고

대전에 사는 큰애는 지금 아버님 어머님 사진을 올려놓고

상 앞에서 법주를 담을 술잔과 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머님!

지난 달에는 당신이 생전에 누구보다도 더 믿고 사랑했던 아들이

감기 몸살로 아파서 저도 마음 고생을 했지만 요 며칠 동안은

특별한 일은 없이 지냈습니다

그러나 항상 어머님 계실 때부터 복용하던 약은 계속하면서

여전히 저는 매일 매일 간호사로서 의무를 소홀히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가끔씩 저희들도 점점 일상 생활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자주 잊는 것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아버님!

가끔 서울에 올라 오실 때가 생각나는 날입니다

혹시나 집에 같이 살고 있는 친정 엄마 때문에

제 마음이 난처해지는 일이 생길가 염려해주시고

배려해주시던 소소한 일들이요

처음으로 저희들이  힘들게 집을 장만하고 이사하고

오신 날에 커다란 바나나 한 다발을 사 오셨던 일,

아버님 어느날 갑자기 패혈증으로 수술하시고

어버님과 저만 같이 있는 병실에서 저체온증으로 위험에

마음조리며 밤을 세우며 지냈던 일.....

 

 

아버님 어머님!

간이 입에 맞으면서 맛이 있으셨는지요?

이제 저희들도 아버님 어머님께  다시 절 올리면서

무릎 꿇고 생전에 섭섭하게 해 드린것 죄송스러움을

용서해주시길, 편안한 가정이 되는 것까지

도와주시길 기도합니다.

 

 

#486

2015. 02. 19 향기로운 재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