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사랑- 아들에게/ 문정희
아들아
너와 나 사이에는
신이 한 분 살고 계시나보다
왜 나는 너를 부를 때마다
이토록 간절해지는 것이며
네 뒷모습에 대고
언제나 기도를 하는 것일까?
네가 어렸을 때
우리 사이에 다만
아주 조그맣고 어리신 신이 계셔서
사랑 한 알에도
우주가 녹아들곤 했는데
이제 쳐다보기만 해도
훌쩍 큰 키의 젊은 사랑아
너와 나 사이에는
무슨 신이 한 분 살고 계셔서
이렇게 긴 강물이 끝도 없이 흐를까?
-시집 『어린 사랑에게』(미래사, 1991)
'문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남조 詩 모음 (0) | 2016.02.09 |
---|---|
가정/박목월 (0) | 2016.02.06 |
성병聲病에 걸리디/유안진 (0) | 2016.01.20 |
[스크랩] 七步詩 칠보시 (0) | 2016.01.13 |
촉도 시집/ 나호열 (0) | 2016.0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