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느질
눈이 온전했던 시절에는
짜투리 시간
특히 잠 안 오는 밤이면
돋보기 쓰고 바느질을 했다.
여행도 별로이고
노는 것에도 무취미
쇼핑도 재미없고
결국 시간따라 쌓이는 것은
글줄이나 실린 책이다
벼개에 머리를 얹고 곰곰이 생각하니
그것이 다 바느질이 아니었던가
개미 쳇바퀴 돌듯
한 땀 한 땀 기워 나간 흔적들이
글줄로 남은 게 아니었을까
박경리 선생의 시 <바느질>...
2016. 0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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