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호열 시인 소개
시인, 문화평론가 1953년 8월 1일 충남 출생. 경희대 대학원 졸업 1991 시와 시학으로 등단 미래시, 울림시 동인 2007년 세계한민족문학상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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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멀다
한 그루 나무의 일생을 읽기에 나는 성급하다 저격수의 가늠쇠처럼 은밀한 나무의 눈을 찾으려 하지만 그 누구에게도 창을 열어 보인 적 없는 나무 무엇을 품고 있기에 저렇게 둥근 몸을 가지고 있을까 한 때 바람을 가득 품어 풍선처럼 날아가려고 했을까 외로움에 지쳐 누군가가 뜨겁게 안아 주기를 바랐을까 한 아름 팔을 버리면 가슴에 차가운 금속성의 금이 그어지는 것 같다 베어지지 않으면 결코 보이지 않는 시간의 문신 비석의 글씨처럼 풍화되는 법이 없다
참, 멀다 나무에게로 가는 길은 멀어서 아름답다 살을 찢어 잎을 내고 가지를 낼 때 꽃 피고 열매 맺을 때 묵언의 수행자처럼 말을 버릴 때 나무와 나 사이는 아득히 멀어진다
한여름이 되자 나무는 인간의 마을로 온다 자신의 몸에 깃든 생명을 거두어 해탈의 울음 우는 매미의 푸른 독경을 아득히 떨어지는 폭포로 내려 쏟을 때 가만가만 열뜬 내 이마를 쓸어내릴 때 나무는 그늘만큼 깊은 성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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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가고, 그도 가고 ~~~~~~~~~~~~~~~~~~~~~
아침에 전해준 새 소리
장미를 사랑한 이유
황사, 그 깊은 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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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가르쳐 준 그리움
~~~~~~~~~~~~~~~ 당신에게 말걸기
내 속에는 나무가 살고 있다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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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화로 靑桐火爐
안개 어떤 하루·1
당신이 물으신다면
그날
~~~~~~~~~~~~~~~~~~ 가을 편지 1
그대 생각에 가을이 깊었습니다 ~~~~~~~~~~~~~~~~
가을 편지 2
구월 ~~~~~~~~~~~~~~
겨울 숲의 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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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중심 / 나호열 ~~~~~~~~~~~~
전생前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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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먼 길을 걸어온 사람에게 다시 먼 길을 돌아가라고 말하는 대신 나는 그의 신발에 입맞춤 하겠네 힘든 오르막길이었으니 가는 길은 쉬엄쉬엄 내리막길이라고 손 흔들어 주겠네
지키지 못할 것이기에 이루어지지 못할 것이기에 약속은 사전에 있는 것이네
그대가 왔던 길을 내가 갈 수는 없으니 돌아가는 것도 그대의 수고라고 말한다면 얼마나 서운할까 그래도 보일락 말락 그만큼 거리에서 그대에게 할 말이 있네 들릴락 말락 꽃이 피었네
눈물이 시킨 일 / 시와시학,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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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이 보고 싶다
듣지 말아야 할 것을 너무 많이 들었다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너무 많이 보았다 말하지 말아야 할 것을 너무 많이 떠들었다 듣지 않는 귀 보지 않는 눈 말하지 않는 혀 그래도 봄바람은 분다 그래도 제비꽃은 돋아 오른다 뜯어내도 송두리째 뿌리까지 들어내도 가슴에는 제비꽃이 한창이다
당신에게 말걸기/ 예총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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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
당신에게 말 걸기/ 예총출판 시선집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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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 200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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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사랑꽃들
잎사귀는 네잎 클로버, 꽃은 패랭이꽃을 닮았다. 오상고절傲霜 孤節의 국화도 아니고 매운 바람 맞서는 매화는 더더욱 아니고, 뒤에 숨긴 꽃말은 아예 없다. 사랑꽃 이라니, 곰곰하고 궁금하다 물이 있으면, 햇살이 있으면 그저 얼굴 내밀었다가 저녁이면 고개 수그리는, 저게 무슨 사랑 꽃이야! 푼수 같은, 질 줄 모르고 그저 피기만 하는 몸짓들을 바라보 면, 향기 없는 것이... 밥 먹고, 잠자고 일어나서 일하는 것들이 죄다 사랑이라는 것을 안다. 미련한 저 짓이 수고스러워 보여 이제는 잎 지고 꽃도 떨어지라고 겨우 내내 찬 바람 부는 베란 다에 내다 두었다.
아, 천지에 가득한 저 꽃, 세상 어둡고 매서워 이제는 영영 사라져버린 줄 알았는데, 동토를 비집고 나오는 저 푸른 손 발그스름 펼쳐 보이는 저 얼굴 세상의 즐거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당신에게 말걸기/ 예총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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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애불을 찾아서
표지판 일러주는 대로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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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벽화. 1 내 마음의 벽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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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벽화 . 2
글을 모르는 사람이 그림을 그린다
그리움의저수지엔물길이없다 / 포엠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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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벽화 . 3
얼만큼의 깊이로
그리움의저수지엔물길이 없다 / 포엠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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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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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봄밤 계간 ; 시와시학 / 2005,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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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山
그대는 내 몸 속에 산다. 낭떠러지, 하염없는 늪 되돌아 우리는 서로에게 슬픔의 나무이다'(창작과비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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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피고, 꽃 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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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꽃, 꽃 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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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발을 든 사내
시든 꽃을 든 사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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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으로 달려가 달리기를 해 보면 안다
그리움의 저수지엔 물길이 없다 / 포엠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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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을 켜다
밝고 맑은 날에는 제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리움의 저수지엔 물길이 없다 / 포엠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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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다는 것은
그리웁다는 것은 그 무엇이 멀리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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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에서
내가 난다. 거기 누구? 잠시 멀어졌다가 이내 돌
황사, 그 깊은 우울
오늘도 사막을 건넜다.
우리는 서로에게 슬픔의 나무이다 / 시와시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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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솔암 가는 길
뚜두둑 목 부러지는 동백도 아니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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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사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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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잎의 힘
동짓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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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물었다
나는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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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햇살
아침에 눈부신 햇살을 바라보는 일이 행복이다
노새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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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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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번 국도
사랑을 해본 사람은 알지 ~~~~~~~~~~~~~~~~~~~
약력
그리움으로 피었다 지는 꽃
당신에게 말걸기 / 200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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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빛으로 말하다
떠나보지 않은 사람에게 기다려 보지 않은 사람에게 손아귀에 힘을 주고 잔뜩 움켜쥐었다가 제 풀에 놓아 버린 기억이 없는 사람에게 독약 같은 그리움은 찾아오지 않는다
달빛을 담아 봉한 항아리를 가슴에 묻어 놓고 평생 말문을 닫은 사람 눈빛으로 보고 눈빛으로 듣는다
그리움은 가슴 속에서 피어나는 꽃
그저 멀기만 하다 멀어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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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꽃 무늬 화병花甁
한 겨울 낟알 하나 보이지 않는 들판 한 가운데 외다리로 서서 잠든 두루미처럼 하얗고 목이 긴 화병이 내게 있네 영혼이 맑으면 이 생에서 저 생까지 환히 들여다보이나 온갖 꽃들 들여다 놓아도 화병만큼 빛나지 않네 빛의 향기 온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구문 반의 발자국 소리 바라보다 바라보다 눈을 감네 헛된 눈길에 금이 갈까 봐 잠에서 깨어 하늘로 멀리 날아갈까 봐 저만큼 있네 옛사랑도 그러했었네
눈물이 시킨 일 / 시와시학,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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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시킨 일
한 구절씩 읽어 가는 경전은 어디에서 끝날까 경전이 끝날 때쯤이면 무엇을 얻을까 하루가 지나면 하루가 지워지고 꿈을 세우면 또 하루를 못 견디게 허물어 버리는, 그러나 저 산을 억만년 끄떡없이 세우는 힘 바다를 하염없이 살아 요동치게 하는 힘 경전은 완성이 아니라 생의 시작을 알리는 새벽의 푸르름처럼 언제나 내 머리맡에 놓여 있다 나는 다시 경전을 거꾸로 읽기 시작한다 사랑이 내게 시킨 일이다
눈물이 시킨 일 / 시와시학, 2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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