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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태산을 내려오며..../향기로운 재스민 김방주

향기로운 재스민 2016. 11. 19. 07:33


Good Bye My Love Good Bye - Paul Mauriat

 


                                처음으로 간 천태산에서...



은행나무 잎사귀

김방주



시나브르 지나가는 세월 뒤에서

오늘 비 내리고 바람은 차다

이마의 뚜렷해지는 주름사이로

은행잎 한장 빗금 그으며 내린다

이어 기억 한 줄기 별똥별로 발아래 구른다

단발머리 여고생의 책갈피에 끼워두었던 너

많은 눈물을 삼켜서 더 아름다웠던 너

기억에서 빠져나와 헤매는 나를 멈추게 한

똑 떨어져 또르르 구르는 은행 한 알

조금 더 상처받는 것을 허락하며

내가 네 옆에 더 있다가 갈까

네가 내 옆에 더 머무를 수는 없을까

우리는 서로 확실한 대답을 하지 못한다

엇갈린 시간의 배열을 손톱만큼만 원망하며

아주 조금씩만 초라해지리라

종심(從心)의 남루를 누군들 반길까만

모두들 외면한다 해도

나는 꿈을 외면하고 싶지 않으니

아직은 내사랑 끝나지 않았네

비 그치고 마지막 남은 몇 장의 은행잎이

비틀거리며 길 위를 쏘다니거나 말거나.


『하늘에서 웃으시다』P54 에서...

천태산은행나무를 사랑하는 사람들

詩와에세이








 

               



2016 가을 파리공원의 마지막 장미.....





2016. 11. 19  향기로운 재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