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rizon - Eri Sugai
인생
김방주
아침 저녁 하루에 두번씩 바다 건너에서 오는 전화를
기다리며 산다는 그녀는
화장실을 갈 때도 혹시나 떨어뜨리는 일 생길가 봐서
폰도 문 앞에 놓고 들어간다고 한다네요
평생을 몸바쳐 일한 그녀의 짝을 어느 날 예기치 않게
다른 세상으로 보내놓고는
어쩔 수 없이 하는 일 때문에 아이와 떨어져 있지만,
목소리 들으며 안부를 전하고 있는 아이를 보고 싶어 하면서
지내고 있다네요
가끔씩 혼자 있다가 또 다른 이상한 일 생기면 어쩌나 싶은 마음으로요
그런 그녀가 오늘은 전화를 해서 공원을 걷자면서 가벼운 운동도 하자네요
새해가 들어 희망으로 가득한 삶의 이야기 대신에
우리 둘은 어쩐지 점점 무언가 잃어버리고 사는 것 같다면서
횡단 보도 앞에 서서 붉은 신호등이 바꾸어지기를 기다립니다
우리가 알게 된지 거의 삼십년이 가까워 온다면서
살며시 왼쪽팔을 끼어보네요
지금쯤은 치과에서 거의 이 치료를 받았을까? ...
#642
2017. 01. 03 향기로운 재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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