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카테고리

그렇게 살았다면.../김방주

향기로운 재스민 2016. 11. 25. 07:52



My Memory - Robin Spielberg

 


         청송 사과 농장.....



그렇게 살았다면

김방주


어디에선가 뻐꾸기 우는 소리가 들려

어서 세수하고 밖에 나가야지

그런 마음으로 하루가 시작되는 곳에

있었어도 좋았을 것을.

가끔씩 어느 곳이든 가고 싶을 때면,

아직도 그 곳에 가면 토끼집에 토끼가 있으려나

빈 사과 박스만 남아 있으려나

갑자기 궁금해질 때가 있다

질펀한 황토흙을 밟으며 소똥이라도 혹 밟게될가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고개 숙이며 걷던 사과 밭


오늘 아침에는

무엇으로 국을 끓이며 감자는 몇개를 벗겨야 할까

밑반찬은 고추절임과 깻잎반찬을 내 놓으면 되겠지

아버님 좋아하시는 고등어자반 한 토막도 구워야지

잘 익은 오이지 한개도 꺼내야지

서두르자, 어서 ....

가끔씩 어머니는

"얘야, 오늘은 시내에 나가서 필요한 것도 살겸 나가보자"

하실텐데.


신문 가지러 들어오는 사람은

은근히 아침 주사 놓을 시간이라고

말없이 일깨워 준다



#635

2016. 11. 25  향기로운 재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