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서 떡을 돌리고 싶다고
김방주
저녁에 모처럼 있는 도서관 인문학 강의를 듣고 오는 날
단지 안에 방앗간을 지나려는데
어디에 갔다 오느냐면서 늦은 퇴근을 하려고 준비한다
오늘은 하루 종일 햇밤을 까서 영양떡을 만들어
근처 상가에 돌렸다면서 한팩을 싸서 준다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묻는다
아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 부터 강산이 한번 하고도
반이 지나서 그제 드디어 골프 선수권을 획득했다고 한다
그 동안 얼마나 본인은 물론 식구들이 정성을 다해서
돌보았을가를 생각하며 기쁜 마음과 뿌듯함을 나누고 싶다
일요일 쉬는 날에도
필요한 사람들의 떡 주문에는 자신이 피곤해서 쉬는 것 보다도
고객의 마음을 편하게 하려고 시간 맞추어 성실하게 일해 오셨다
늘 열심히 사시는 분들이라 존경스런 마음으로 대하게 된다
앞으로는 점점 좋은 일이 더 많이 일어나기를 바라며
말랑말랑한 영양떡 한개 비닐을 벗기며 멋진 청년의
골프 치는 모습을 상상해 보네요.
#710
2018. 09. 10
향기로운 재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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