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카테고리

야자수 같이 /김방주

향기로운 재스민 2018. 8. 27. 12:36


20180827_072609.jpg

야자수 같이

김방주



제 자리를 바꾸어 놓은 뒤

이유도 모르게 시름시름 앓던 그,

어떻게 하는 것이 더 좋을지 몰라

차라리 그의 몸 윗 부분을 멀리 보냈다

제가 원했던 자리가 아니었나 싶어

다시 제가 처음 있던 곳으로 모셔놓고

햇볕과 물밥을 주면서 매일 잘못했다고 빈다

"앞으로는 너에게 제일 관심과 사랑을 줄테니

제발 서운하게 생각지 말아라"


제대로 먹지 못해서인지

아니면 더 사랑을 받고 싶어서

투정을 부렸었나 보다

시름시름 앓던 그는 거짓말 같이 회복되어

조금씩 생기있는 모습이 된다


반드시 꼭 집안에서는 없어서는 안되는

유일한 사람인듯이,

오늘은 긴 줄기를 나 보라는 듯이 활짝 편다


삼십년을 같이 얼굴 마주하며 살아온 우리 아니니?

앞으로도 그 자리에서 늘 행복한 모습으로 지내지기를. 


#709

2018. 08. 29

향기로운 재스민















'새 카테고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김방주  (0) 2018.10.20
좋아서 떡을 돌리고 싶다고/김방주  (0) 2018.09.10
연꽃 인사/김방주  (0) 2018.08.06
순간/김방주  (0) 2018.07.31
꿀 honey 로 더 오래 만날 수 있기를/김방주  (0) 2018.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