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1

이런 일, 저런 일/김방주

향기로운 재스민 2020. 4. 22. 13:28


이런 일, 저런 일

김방주


매주 수요일이면 동 뒷편

채소, 과일, 생선 장이 열린다

어쩌다 집에 없을 때 외에는

가능한 한 임시 천막을 치고 장사를 하는

이 곳에 가서 사려고 마음을 다진다

특히 과일을 파는 곳에는 더 걸르질 않는다


작은 아들네가 옆 단지에 살고 있기에

싱싱하고 더 맛있는 과일을 사서 주기 위해서이디

큰 도움을 주지는 못해도 따뜻한 마음을 전해주기

위해서이다


몇가지 과일을 사고 계산을 하고

돌아서려는데

갑자기 두마리의 개를 길게 줄을 잡고

들어서는 젊은 여인이 있다

_꽝꽝, 과일 주인이 미처 의식을 못하는데

무섭게 짖는다

옆에 서 있던 나도 깜짝 놀라서 하는 말

_ 아파트에서는 관리 계약서에 개는 키우지 않는다는

조건이 있는데요, 요즈음 사람들은 그런 것은 상관이 없는가 봐요

물리지는 않았어도 주민이 놀랐으면 '죄송해요' 라는 말이

먼저 나와야 할텐데....(혼자서 중얼거린다)

_ 나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개 두마리를 키우는 비용과 정성으로

부모님 한테 신경을 더 쓰면 좋을텐데' 라는 말이 나온다

_ 개 두마리를 데리고 천막에서 나가는 여인은 '최악이야' 그러면서

사라진다

같은 단지 안에 살고 있는 여인에게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참는다

배달을 온 아저씨에게 나는

-좀 전에 나도 놀랐어요, 여기 쑥떡과 커피를 드세요

(위로의 말을 드린다, 30 여년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성실하게

사는 사람이라 마음이 좀 쓰였나보다)

_원래는 가게 안에 동물을 데리고 들어오면 안되는데, 요즘 사람들은

그런데 신경을 안 쓰는 것 같다고...

요즈음 같이 장사가 잘 안 되는 때에

어떤 사람은 평생을 살아오면서 고마웠던 사람에게 주기 위해

우정 떡을 오만원 짜리 20개 백만원을 주문했다면서 좀 보내왔네요

그 순간에 왜 갑자기 떠올랐나 모르겠어요


그래도 개 보다는 사람이 먼저 아니겠어요

몸에 밴 예의는 지켜야 된다는 생각이라서요

파리 공원을 걷다가 슬쩍 스쳐 부딪쳐도 '죄송합니다' 가

몸에 밴 아이의 목소리가 들리네요


2020. 04. 22


#743

향기로운 재스민 김방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