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 저런 일
김방주
매주 수요일이면 동 뒷편
채소, 과일, 생선 장이 열린다
어쩌다 집에 없을 때 외에는
가능한 한 임시 천막을 치고 장사를 하는
이 곳에 가서 사려고 마음을 다진다
특히 과일을 파는 곳에는 더 걸르질 않는다
작은 아들네가 옆 단지에 살고 있기에
싱싱하고 더 맛있는 과일을 사서 주기 위해서이디
큰 도움을 주지는 못해도 따뜻한 마음을 전해주기
위해서이다
몇가지 과일을 사고 계산을 하고
돌아서려는데
갑자기 두마리의 개를 길게 줄을 잡고
들어서는 젊은 여인이 있다
_꽝꽝, 과일 주인이 미처 의식을 못하는데
무섭게 짖는다
옆에 서 있던 나도 깜짝 놀라서 하는 말
_ 아파트에서는 관리 계약서에 개는 키우지 않는다는
조건이 있는데요, 요즈음 사람들은 그런 것은 상관이 없는가 봐요
물리지는 않았어도 주민이 놀랐으면 '죄송해요' 라는 말이
먼저 나와야 할텐데....(혼자서 중얼거린다)
_ 나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개 두마리를 키우는 비용과 정성으로
부모님 한테 신경을 더 쓰면 좋을텐데' 라는 말이 나온다
_ 개 두마리를 데리고 천막에서 나가는 여인은 '최악이야' 그러면서
사라진다
같은 단지 안에 살고 있는 여인에게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참는다
배달을 온 아저씨에게 나는
-좀 전에 나도 놀랐어요, 여기 쑥떡과 커피를 드세요
(위로의 말을 드린다, 30 여년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성실하게
사는 사람이라 마음이 좀 쓰였나보다)
_원래는 가게 안에 동물을 데리고 들어오면 안되는데, 요즘 사람들은
그런데 신경을 안 쓰는 것 같다고...
요즈음 같이 장사가 잘 안 되는 때에
어떤 사람은 평생을 살아오면서 고마웠던 사람에게 주기 위해
우정 떡을 오만원 짜리 20개 백만원을 주문했다면서 좀 보내왔네요
그 순간에 왜 갑자기 떠올랐나 모르겠어요
그래도 개 보다는 사람이 먼저 아니겠어요
몸에 밴 예의는 지켜야 된다는 생각이라서요
파리 공원을 걷다가 슬쩍 스쳐 부딪쳐도 '죄송합니다' 가
몸에 밴 아이의 목소리가 들리네요
2020. 04. 22
#743
향기로운 재스민 김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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