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정호승
나 아기로 태어나 엄마 손을 처음 잡았을 때
나의 손은 빈손이었으나
내가 아버지가 되어 아가 손을 처음 잡았을 때도
나의 손은 따스한 빈손이었으나
예수의 손도 십자가에 못 박혀 매달리기 전에
목수로 일하면서 생긴
굳은살이 박여 있는 빈손이었으나
지금 나의 손은 그 누구의 손도 다정히 잡아주지 못하고
첫서리가 내린 가을 들판의 볏단처럼
고요히 머리 숙여 기도하지 못하고
얼음처럼 차고 산처럼 무겁다
나 아기로 태어나
처음 엄마 손을 잡았을 때는 빈손이었으나
내 손을 잡아준 엄마도 결국
빈손으로 이 세상을 떠나셨으나
***아무런 준비 없이 이루어지는 것은 없습니다...***
2011. 9. 14 향기로운 쟈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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