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된 연가
그대와 함께 날아올랐던 모든 시간의 항적은 구름되고 다시
비가 되어 벌거벗은 대지 위 긴 입맞춤으로 내린다
비가 오면 작은 우산 하나로 다 가리지 못해 젖어드는 어깨위
그 빛깔 묻어나오고 물기로 윤이 나던 머리카락 사이 길을
터주던 내 손가락에서도 반짝였다
찬 비 데워져 김이 모락모락 오를 때 아득한 그리움으로 다시
피어나는데 그 바닷가 무 방비로 불어닥친 바람의 핑계로
꼭 안겨왔던 체온하며 단속되지 않고 흩날렸던 긴 머리 행간
구분 없이 속삭였던 비음까지
우리가 걸었던 모든 길 위의 시간들은 알맞게 건조되어 껍질만
벗겨진 채 언제까지나 밀실 가장자리에 걸려있을 것이다
여전히 시퍼롷게 날 선 일기장에 앗, 검지가 베인다 할지라도
아주 덮어버리지는 못할 그때보다지금 더 많이 미안한 사람
알맹이 다 비우고 거덜 난
***시퍼렇게 날 선 일기장을 지금 대한다면 어쩜
반쯤은 무디어 졌을거란 생각이 들게 하네요. ***
2011. 10. 23 향기로운 쟈스민
'배려 1'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택하지 않은 길....프로스트 (0) | 2011.11.06 |
---|---|
의자/이정록 (미안해..고마워..사랑해..신달자 에세이 중에서) (0) | 2011.11.02 |
첫눈......".아파도 그 꿈 그리운 것은"...중에서 산돌배 조성구 (0) | 2011.10.23 |
[스크랩] 상의-위 버씨, 들어와서 앉으세요. (0) | 2011.10.23 |
몽유 夢遊 ... 조성구 (0) | 2011.1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