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평화

영혼의 거처....성석제 &어제 한달에 한번 모이는 강남 호텔에서의 모임은?

향기로운 재스민 2011. 11. 22. 06:22

 

 

 

영혼의 거처...성석제

 

시인이 고향인 갑장산에서의  얘기

 

절에서 먹는 밥, 공양이라고 하는 식사는 언제나 비슷했다. 몇 가지

나물무침과 김과 간장, 다시마, 고추부각, 무와 배추김치와 국에 이따금

삼동추(겨울에도 자란다고 해서 삼동초三冬草라고 하는데 지방에 따라

유채, 평지라고도 부르며 일본말로 하루나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겉절이가 나왔다. 나는 겉절이가 나오면 무조건 고추장을 달라 해서

큰 그릇에 밥을 비벼 먹었다.

 

고기와 생선이 빠진 절 음식에서 상대적으로 부족해지기 쉬운 단백질을

채워주는 건 콩이다. 콩자반, 콩나물, 두부도 콩이지만 간장과 된장,

고추장도 콩에서 나온다. 절에서 장이 발달한 것은 이 때문이다

 

스님께 가르침을 청하자 자신은 아는 게 없으니 차나 마시고 가라고 했다.

차는 산에서 나는 백 가지가 넘는 풀과 나무껍질, 열매를 채집해서

커다란 항아리에 넣고 발효시킨 것이었다. 차의 빛깔은 녹차처럼 약간

누르스름했다. 강렬한 향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새콤한 맛 외에는

특별할 게 없었다.

차의 이름은 백초차였다. 백 가지 풀이 들어갔다는 뜻인가 했더니

99가지가 들어갔다고 '百'에서 획 하나를 뺀 '白' 자를 넣어 '白草茶'

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했다. 백百은 완성, 완전함을 의미하지만

백白은 백지 같은 비움, 멈추지 않는 지향, 움직임을 상징한다.

 

"움직이지 못하는 초목에는 외부의 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가 있지. 독성이나 단단한 껍질, 아리고 쓰디쓴 맛, 가시 같은 게

그런거요. 사람들이 식물을 이용하려면 가시나 껍질을 제거하거나

삶아서 물을 따라내거나 술에 담가서 독성을 걸러내지. 그런데 제

나름의 독이 있는 초목 백여 종을 함께 섞어서 발효시키면 독성이

모두 사라져, 중화가 된단말이요. 그러니까 지금 마시는 차에

독이 없으니 안심하고 드시라고."

 

스님은 말을 마치고 껄껄 웃으며 차를 마셨다. 그래도 우리 중 한 사람이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축지법을 어떻게 쓰는지 가르쳐 달라고 떼를

쓰자 스님은 장난기 서린 눈으로 이렇게 말했다.

 

"내가 이 산에 있은 지 수십 년, 모르는 길이 없소.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숲과 계곡으로 보이는 것도 나한테는 길로 보이지. 그러니 그중에서

지름길을 통해 가면 남보다 빨리 가는 것처럼 보일 수는 있지.

그런데 늘 지름길로 다닐 필요는 없더라고."

 

스님에게는 독선이 없었고 남의 머리 위에 군림하며 가르치려고 드는

억지스러움이 없었다. 담담한 백초차와 스님의 꾸밈없고 설득력이

있는 이야기는 그 시절 내가 운 좋게 누릴 수 있었던 영혼을 위한

신령한 차 같은 것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사람에게는 각자 잘 모르는 아름다움과 신비와 선의가

있다는 것을 믿게 되었다. 지금까지도 그 믿음은 변치 않았다.

 

 

성석제

소설....<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

소설집  ....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 <재미나는 인생>

        <홀림>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인간적이다>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장편 소설...<아름다운 날들>  <도망자 이치도> <인간의 힘>

산문집.......<즐겁게 춤을 추다가> <소풍> <유쾌한 발견>

 

 

 

 

***지름길을 통해 가면 남보다 빨리 가는 것처럼 보일 수는 있지.

그런데 늘 지름길로 다닐 필요는 없다라고...

 

사람에게는 각자 잘 모르는 아름다움과 신비와 선의가 있다는 것을

믿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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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달에 한번 모이는 강남호탤에서의 모임은?

 

임..씨가 안 나와서 다섯명만 모였는데...

날씨가 갑자기 추워젔다고 예약한 사람들이 갑자기

취소하는 바람에 생각보다 사람들이 없었다

우리들은 조용해서 이런 저런 세상 돌아가는 얘기

투표한 얘기, 주식에 대한 얘기 짜가 핸드백 얘기등을

포함해서 ....주고 받기가 좋았다고 할까

 

주식 시장이 좋으면 주식을 팔아서 현금화 하지않아도

사람들의 마음은 푸근해서인지 물건을 사든지

인간 관계에서도 너그럽다고 할까 그렇다고.

 

특히 안....에 대한 얘기는 정치에 별로 관심이

없는 나이지만 학자로서 더 사회에 공헌 하는게

낫지 않겠느냐는 말은 공감이 가는 얘기인 것 같다

어떤 생각으로 앞으로의 길을 갈른지는 우리는 모르지만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도 많을 것이다라는 .....

오래전에 부터 준비해온 일인지도 모르지만.

 

 

다음달은 올해를 마지막으로의 모임이라

우선 방 하나를 예약해놓고 밤을 세울지도 모르겠다

임. ..과 나만 제외하고 ... (회장님 말은 우리 모임은

여기서는 해외를 모여 가지 못했기 때문에 거절할 수는

없다고,  나는 밤을 세우지 못하면 그다음 낮이라도

오라고 하지만....)

 

한치 앞도 모르는 세상이라고 생각하면 내 입장은

확실한 답을 못하겠다는 마음이다. 

 

말로는 앞으로는 나를 제일 먼저 챙긴다고 해 놓고는

그게 잘 안되니 그것도  어쩔 수 없는 내 병인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이사간 언니에게 전화를,

교동에서 사는 환이 엄마에게 전화를.

꼭 하리라

 

 

 

2011.  11.  22   향기로운 쟈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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