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생화 (腋生花).....유순예
철 지난 옷 한 벌이 전부인
사람 한 송이,
지하도 콘크리트 바닥에 앉아
녹슨 손톱깎이로
거머누르께한 손톱을 자르고 있다.
어쩌다 그늘로 내몰려 혼자 먹어야 하는 밥
지나가는 주머니가 내뱉는 쨍그랑 동냥이라도 받아먹으려면
죽은 잎 정도는 떼 내 버려야 한다는 걸 알고 있는 것이다.
저도 한때는
햇빛을 긁어다 식솔들을 먹여 살렸을
꽃 한 송이,
철 지난 그늘 겨드랑이에 착생하다
삭풍에 하찮이 질 것만 같은 꽃!
누렇게 만발한 몸으로 누런 그늘을 다듬고 있다.
* 액생화 : 잎겨드랑이에 착생하는 꽃
<시詩 하늘 겨울 에서....>
*** 시인은 지하도에 까지 흘러간 그 여인이 눈에 밢히듯이 떠올랐나보다...***
2012. 1. 30 향기로운 쟈스민
'시 하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작품집 깊이 읽기> 이석현 시집 <둥근 소리의 힘> - 굴렁쇠 소년/ 권순진 엮음 (0) | 2012.02.08 |
---|---|
반쯤이 된 약속........향기로운 쟈스민 (0) | 2012.02.08 |
적막 소리.....문 인 수 (0) | 2012.02.05 |
[스크랩] 안개 속 풍경 / 정끝별 (0) | 2012.02.02 |
[스크랩] 방문객/정현종 ---- 2012. 02. 01. (0) | 2012.0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