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하늘

액생화(腋生花)....유순예

향기로운 재스민 2012. 1. 30. 05:15

 

 

 

액생화 (腋生花).....유순예

 

 

 

 

철 지난 옷 한 벌이 전부인

사람 한 송이,

지하도 콘크리트 바닥에 앉아

녹슨 손톱깎이로

거머누르께한 손톱을 자르고 있다.

 

 

어쩌다 그늘로 내몰려 혼자 먹어야 하는 밥

 

 

지나가는 주머니가 내뱉는 쨍그랑 동냥이라도 받아먹으려면

죽은 잎 정도는 떼 내 버려야 한다는 걸 알고 있는 것이다.

 

저도 한때는

햇빛을 긁어다 식솔들을 먹여 살렸을

꽃 한 송이,

철 지난 그늘 겨드랑이에 착생하다

삭풍에 하찮이 질 것만 같은 꽃!

 

 

누렇게 만발한 몸으로 누런 그늘을 다듬고 있다.

 

 

 

* 액생화 :  잎겨드랑이에 착생하는 꽃

 

 

<시詩 하늘 겨울 에서....>

 

*** 시인은 지하도에 까지 흘러간 그 여인이 눈에 밢히듯이 떠올랐나보다...***

     

 

2012.  1. 30  향기로운 쟈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