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1

'베테랑'을 보다/향기로운 재스민 김방주

향기로운 재스민 2015. 8. 30. 09:24

 

'베테랑'을 보다

김방주

 

 

토요일

오늘은 작은 애가 오는 날이라

무엇을 할까 망설이다가 지난번에 도가니곰탕을 맛있게 먹던 생각이 나서

어제 저녁부터 꼬리 곰탕에다 도가니를 넣어 끓여서 냉장고에 넣어

식은 다음에 위에 엉긴 기름기를 걷어내고 컴.을 보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엄마! 행복한 세상 백화점 6층으로 12시 20분 까지 와서

'베테랑' 요즘 1위 흥행에 인기있는 영화를 보자고 한다

집에 있는 짝에게는

청소하려다 뒤로 미루고는 쉬운 비빔 냉면을 오이와 챼썰어 같이

준비해놓고는 누가 따라오는 것도 아닌데 서두른다

정확한 시간에 도착했더니 영화표는 이미 사 놓았단다

나는 옥수수랑 음료수 두잔을 사서 급히 7층으로 올라가서

자리를 더듬거리며 찾아간다

이제 '암살' 후 두번째 보게 되는 아들과의 영화보는 데이트이다 

'암살'도 재미있게 보았지만 더 재미있었다며 고마운 마음을 표시한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앞에 가는 눈에 익은 빨간 가방을 든 여인에게

시선이 멎는다

어머, 어디 갔다 오니?

며칠 동안 병원에 다니며 허리 아파 물리치료를 받으면서도

별거 아닌 듯 알리지 않았드랬다

제 일상 생활도 계획대로 움직여야 하니 말하고 싶지 않았다

그냥 '베테랑' 영화 본 것으로 우울하게 보낸 며칠을 날려보냈다고

생각하며 ..........

 

 

#531

2015. 08. 30  향기로운 재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