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ace Over Troubled Water - Peter Lai
설정 지성찬 작품
골목길안 밤장
김방주
화요일에만 우체국 앞에 밤장이 선다
골목길에 몰려오는 바람을 막아보려고
앉은 키 만큼만 양철로 둘러쳐 있다
오늘은
하나로 마트에 가기 전에
밤시장에 간다
먼저 껍질 벗긴 밤 한 되 사는 동안
땅콩을 사는 아주머니
며느리가 사올지 모르지만
밤 한 되 더 주세요 하는 할머니
살까 말까 망설이던 지나가던 새댁도
저도 한봉지 주세요 주문한다
밤 껍질 벗기는 동안 조금 더 서 있으면
사람들이 가던 길 멈추며 사주려나
주춤거리며 교보문고를 향하여 걷는다
돌아오는 길 눈인사를 나누며
아직 산처럼 쌓여있는 밤
흘깃 훔치듯 돌아본다
지금쯤은 거의 바닥이 보이곘지.
밤이 얼지는 말아야 할 텐데...
#572
2016. 02. 02 향기로운 재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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