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시창작반 평생교육원에서...
* 쑥부쟁이의 노래 (김순진 교수님의 밴드 모임에서....)
어제 일년에 한번 만나는 아버님의 제사에 대구에서 동서네 둘과 시누네
대전에서 화영이 옆 단지에 작은 애 순현이 로또가 모였다
큰 고모는 경북여고 전국 총동창회 모임 때문에 정신없이 바빠서 불참하고
짝이 의사이고 딸이 검사와 약사인 막내고모는 짝이 아파서 오질 못했다
지난번 나처럼 귀에 이상이 생겼나보다
떡국 먹는 횟수가 늘수록 차츰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한다
큰 애는 뒤숭숭한 나라 일에 빠질 수가 없었나 보다고 생각하면서
최선을 다하고있다는 마음으로 제사를 준비한다
낮에 잠간 동사무소에 들러 두번째 영어반 등록을 하러 나갔다 오니
모두 집에 와서 전 준비를 하고 있다
올해 부터는 아버님 어머님 제사를 같이 하는 것으로 정해져서인지
마음이 더 바쁘다. 실수 없이 진행되어야 되는데 싶어서 계속 속으로
시계를 쳐다보며 상위에 빠진 것이 없나 점검을 하며 위치를 바로 잡는다
과일은 일곱가지를 준비했는데 손님이 사오신 딸기 까지 합해서 홀수가 아닌
짝수가 되었다 사오신 분의 성의를 고맙게 받아들이고 싶어서이다
늘 하는 밥이지만 사람이 많이 모이고 긴장되면 밥이 잘 되어야 싶어
조심스럽게 손을 담구어보며 삼십분을 물에 담구었던 찹쌀 섞인 밥을 앉힌다
동그란 땡을 둘이 만들며 한 사람은 밀가루에 묻히고 한 사람은 전을 부치는 시간에
우리는 서로의 근황을 물어가며 소식을 주고 받는다.
늘 분위기를 잘 맞추는 큰 시동생과 차분한 막내 시동생이 제사 시작을 발표하면
모두 양말 신고 정장을 하고는 향불 앞에 서서 있다
이제는 모두 특별한 집안에 문제가 없으면 다행이다 싶은 마음으로 만나지만
결혼을 안한 조카들이 있어서 조금은 걱정될 때가 있다
그래도 본인 자신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가면 다행이다 싶은 마음이지만
조용한 마음으로 되돌아보니 그런 생각이 든다
내 기대에 조금만 눈높이를 낮추면 큰 일도 작은 일도 바로보는 시선이
같을 수 있지 않을가 싶다
퇴직하고 각자가 자기의 취미를 살려가며 공부도 하고 친구 모임에도
참석하다보면 남은 인생도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해보며
조금 목이 잠긴 것 같아 따끈한 커피를 마셔 본다
며칠 있으면 종합병원에 약타러 가는날, 그 날까지 옆에 있는 사람의
일상 생활을 더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하는 날이다.
통영에 가 있는 묵돌이 모임 사모님들은 지금쯤 멀리 바다를 바라보며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고 있겠지 ....
#585
2016. 03. 22 . 향기로운 재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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