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1

닻을 내린 그 후/김미선

향기로운 재스민 2016. 4. 28. 06:53

 

         시소리 '모듬 물김치'

 

 

 

닻을 내린 그 후

김미선

 

 

이 핑계 저 핑계로 찾아뵙지 못하고

세월 넘겨 찾아뵈오니

아버지 풀 속에 누워

씨를 뿌리고 계시더라

 

뫼풀들과 소곤소곤 얘기 하시느라

본척만척 하시더라

 

이생의 모든 업 다 풀고

풀 되어

바람하고도 한 몸이 되어

춤추고 계시더라

 

못내 섭섭하여

모퉁이 돌아서서 훌쩍거렸지만

이제 걱정 안 해도 되겠더라

 

소복소복한 뫼풀 울타리 안겨

꽃과 나비도 부르고 계시더라

 

 

<닻을 내린 그 후>시집에서.../김미선

 

*어제  '시와 시와' 운영위원님이 주신 시집에서 읽은 시 중에서

마음에 드는 시를 읽으며 경산에 계실 시아버님의 세평 집을 생각나게 만든다

가끔 그 맞은 쪽에 기차가 지나가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하면서.   

 

2016. 04. 28  향기로운 재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