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께
오늘이 아버님 어머님의 날이랍니다
일요일이면 한 주에 한번씩 받는 큰애의 전화를 하루 먼저 받았네요
늘 건강이 걱정되는 큰 손자 석민이의 직접 찾아뵙지 못하고
전화로 인사드린다면서 식구들 목소리를 차례로 들려주네요
오늘은 조금은 더 맑을 공기가 그리워 근처 산으로 나들이를 한다네요
아버님이 안 계신 이 곳은
'코로나' 란 병으로 온 세상이 마스크를 쓰면서 답답한 일상이
더 사람들을 복잡하고 힘들게 만들고 있는 세상이 되었네요
가끔씩 결혼하기 전 과정을 되돌아 보게 만들곤 하지만요
새삼 결혼 하기 전 그 때 그 시절로 돌아가 보면서
지금 이런 이상한 병균이 퍼져도 그래도 더 나아진 세상이
되지 않았냐면서 마음 속 셈으로 비교해 보네요
처음으로 담도 없는 서울 변두리 천호동집을 사서 살면서 결혼하기전
도련님이 색바랜 헌 넌링을 입고 같이 벽돌 하나씩 올리면서
담을 쌓아가던 일도 생각나는 날입니다
이사가고 처음으로 오신 아버님은 커다란 바나나 한 다발을 사 가지고 오셨지요
오늘은 그 때 생각이 나서 참외 오렌지 바나나를 같이 산 날이었네요
친정 엄마가 같이 살고 있지만
아버님은 살아 계실 때 잘해드려서 후회없는 삶을 살라고 며느리인 부족한 제게 긴 편지를 주셨지요
아버님께 잘해 드리지 못한 것을 요즈음 힘없는 아버님의 큰 아들인 애비에게
될 수 있으면 마음편하게 남은 삶을 이어 가길 바라면서 지내고 있네요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버님!
늘 사랑으로 안스런 마음으로 대해주신 큰 은혜
어찌 잊을 수가....
가 보지 못한 그 세상에 저도 가까이 가고 있지만
편안한 곳이라는 생각으로 지냅니다
#752
어버이 날에
2021. 05. 08 향기로운재스민
'새 카테고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걱정은 하지마 친구야 (0) | 2021.09.23 |
---|---|
콩나물 (0) | 2021.07.12 |
동지날/김방주 (0) | 2020.12.22 |
대륜산을 향하여/김방주 (0) | 2020.10.31 |
떨어진 작은 상자 (0) | 2020.09.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