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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표를 보여드리고 한 결혼/김방주

향기로운 재스민 2021. 5. 8. 14:58

아버님께

오늘이 아버님 어머님의 날이랍니다

일요일이면 한 주에 한번씩 받는 큰애의 전화를 하루 먼저 받았네요

늘 건강이 걱정되는 큰 손자 석민이의 직접 찾아뵙지 못하고

전화로 인사드린다면서 식구들 목소리를 차례로 들려주네요

오늘은 조금은 더 맑을 공기가 그리워 근처 산으로 나들이를 한다네요

 

아버님이 안 계신 이 곳은

'코로나' 란 병으로 온 세상이 마스크를 쓰면서 답답한 일상이

더 사람들을 복잡하고 힘들게 만들고 있는 세상이 되었네요

가끔씩 결혼하기 전 과정을 되돌아 보게 만들곤 하지만요

새삼 결혼 하기 전 그 때 그 시절로 돌아가 보면서

지금 이런 이상한 병균이 퍼져도 그래도 더 나아진 세상이

되지 않았냐면서 마음 속 셈으로 비교해 보네요

처음으로 담도 없는 서울 변두리 천호동집을 사서 살면서 결혼하기전

도련님이 색바랜 헌 넌링을 입고 같이 벽돌 하나씩 올리면서 

담을 쌓아가던 일도 생각나는 날입니다

이사가고 처음으로 오신 아버님은 커다란 바나나 한 다발을 사 가지고 오셨지요

오늘은 그 때 생각이 나서 참외 오렌지 바나나를 같이 산 날이었네요

친정 엄마가 같이 살고 있지만

아버님은 살아 계실 때 잘해드려서 후회없는 삶을 살라고 며느리인 부족한 제게 긴 편지를 주셨지요

아버님께 잘해 드리지 못한 것을 요즈음 힘없는 아버님의 큰 아들인 애비에게

될 수 있으면 마음편하게 남은 삶을 이어 가길 바라면서 지내고 있네요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버님!

늘 사랑으로 안스런 마음으로 대해주신 큰 은혜

어찌 잊을 수가....

 

가 보지 못한 그 세상에 저도 가까이 가고 있지만

편안한 곳이라는 생각으로 지냅니다

 

 

 

#752

어버이 날에

2021. 05. 08  향기로운재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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