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과 마눌 / 김기원 마늘과 마눌 김기원 마늘과 마누라는 같다 독하니까 마늘과 마누라는 같다 몸에 이로우니까 마늘과 마누라는 같다 인생의 양념이니까 마늘과 마누라는 같다 껍질을 벗겨야 하니까 누가 꽁치를 표절했나(문학공원 동인지 12집 에서) 김기원 외 *기억에 남는 짧은 시.... 214. 01. 26 향기로운 .. 문서 2014.01.26
그해가을/이성복 Ballad No.1 in G Minor Op.23 그해가을/ 이성복 그해 가을 나는 아무에게도 편지 보내지 않았지만 늙어 군인 간 친구의 편지 몇 통을 받았다 세상 나무들은 어김없이 동시에 물들었고 풀빛을 지우며 집들은 언덕을 뻗어나가 하늘에 이르렀다 그해 가을 제주산 5년생 말은 제 주인에게 대드는 자.. 문서 2014.01.21
날마다 상여도 없이/이성복 (1952 _ ) 날마다 상여도 없이 /이성복 저놈의 꽃들 또 피었네 먼저 핀 꽃들 지기 시작하네 나는 피는 꽃 안 보려고 해뜨기 전에 집 나가고 해지기전엔 안 돌아오는되, 나는 죽는 꼴 보기 싫어 개도 금붕어도 안 키우는데, 나는 활짝 핀 저 꽃들 싫어 저 꽃들 지는 꼴 정말 못 보겠네 날마다 부고도 없.. 문서 2014.01.20
겨울을 위한 小說 (고려대학교 평생교욱원 시창작과정 엔솔로지 3집) 겨울을 위한 小說 향기로운 재스민 매주 수요일 한편씩 숙제로 낸 詩 중에서 각자가 고른 5편씩 모아 만든 詩집이다 어느 한사람의 詩만 모은 것 보다 여러 사람의 생각과 지나온 삶을 보는 듯 해서 더 의미가 깊고 고마운 글들이다 예를 들어 '시계' 라는 제목을 가지고도 깊은 산속에서 .. 문서 2014.01.15
단추를 채우면서/천양희 단추를 채우면서/ 천양희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세상이 잘 채워지지 않는다는 걸 단추를 채우는 일이 단추만의 일이 아니라는 걸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잘못 채운 첫단추, 첫연애 첫결혼 첫실패 누구에겐가 잘못하고 절하는 밤 잘못 채운 단추가 잘못을 깨운다 그래, 그래 산다는 건 .. 문서 2014.01.15
그대 하나면 되옵니다/김남식 그대 하나면 되옵니다 김남식 그대가 내 곁에 있어서 사랑할 수 있기에 오늘도 하루가 즐겁습니다 해도 하나 달도 하나 내 마음도 하나 그대에게 많은 바람 없습니다 그대사랑 하나면 되옵니다 그대가 주는 사랑의 눈빛 그대가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 그대가 내미는 사랑의 손길 그대.. 문서 2014.01.12
비망록/문정희 (1947 _ ) 비망록 문정희 남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남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가난한 식사 앞에서 기도를 하고 밤이면 고요히 일기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구겨진 속옷을 내보이듯 매양 허물만 내보이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사랑하는 사람아 너는 내 가슴에 아.. 문서 2014.01.11
들풀, 시간의 저 쪽 뒷문/이영춘 들풀 이영춘 세상이 싫고 괴로운 날은 바람 센 언덕을 가 보아라 들풀들이 온기종기 모여 가슴 떨고 있는 언덕을 굳이 거실이라든가 식탁이라는 문명어가 없어도 이슬처럼 해맑게 살아가는 늪지의 뿌리들 때로는 비 오는 날 헐벗은 언덕에 알몸으로 누워도 천지에 오히려 부끄럼 없는 샛.. 문서 2014.01.07
더딘 슬픔/황동규 더딘 슬픔 황동규 불을 끄고도 어둠 속에 얼마 동안 형광등 형체 희끄무레 남아 있듯이, 눈 그치고 길모퉁이 눈더미가 채 녹지 않고 허물어진 추억의 일부처럼 놓여 있듯이, 봄이 와도 잎 피지 않는 나뭇가지 중력(重力)마저 놓치지 않으려 쓸쓸한 소리 내듯이, 나도 죽고 나서 얼마 동안 .. 문서 2014.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