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설因緣說/문덕수 인연설因緣說 문 덕 수 어느 연둣빛 초봄의 오후 나는 꽃나무 밑에서 자고 있었다. 그랬더니 꽃 하나가 내려와서 내 왼 몸을 안아보고서는 가고, 또 한 잎이 내려와서는 입술이며 이마를 한없이 부비고 문지르고, 또 한 잎이 내려와서는 손톱 끝의 먼지를 닦아 내고, 그리하여 어느덧 한세.. 문서 2014.09.28
천상병 시 귀천 행복 새 귀천 (천상병) 외 행복 새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왔더라고 말하리라…… 행.. 문서 2014.09.27
[스크랩] 화가 뭉크와 함께/ 이승하 화가 뭉크와 함께/ 이승하 어디서 우 울음소리가 드 들려 겨 겨 견딜 수가 없어 나 난 말야 토 토하고 싶어 울음소리가 끄 끊어질 듯 끄 끊이지 않고 드 들려와 야 양팔을 벌리고 과 과녁에 서 있는 그런 부 불안의 생김새들 우우 그런 치욕적인 과 광경을 보면 소 소름 끼쳐 다 다 달아나고.. 문서 2014.09.24
흰 웃음소리/이상국 흰 웃음소리/ 이상국 내가 한 철 인제 북천 조용한 마을에 살며 한 사미승을 알고 지냈는데 어느 해 누군가 슬피 울어도 환한 유월 그 사미는 뽕나무에 올라가 오디를 따고 동네 처자는 치마폭에다 그걸 받는 걸 보았다 그들이 주고받는 말은 바람이 다 집어 먹고 흰 웃음소리만 하늘에서 .. 문서 2014.09.03
모닥불/안도현 모닥불 안도현 모닥불은 피어오른다 어두운 청과시장 귀퉁이에서 지하도 공사장 입구에서 잡것들이 몸 푼 세상 쓰레기장에서 철야농성한 여공들 가슴속에서 첫차를 기다리는 면사무소 앞에서 가난한 양말에 구멍난 아이 앞에서 비탈진 역사의 텃밭 가에서 사람들이 착하게 살아 있는 .. 문서 2014.08.30
죽고 난 뒤의 팬티../오규원 죽고 난 뒤의 팬티 오규원 가벼운 교통사고를 세 번 겪고 난 뒤 나는 겁쟁이가 되었습니다. 시속 80킬로미터만 가까워져도 앞 좌석의 등받이를 움켜지고 언제 팬티를 갈아 입었는지 어떤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재빨리 눈동자를 굴립니다. 산 자도 아닌 죽은 자의 죽고 난 뒤의 부끄러움, 죽.. 문서 2014.08.13
개 같은 삶으로 돌아가지 않기 위하여/이윤학 개 같은 삶으로 돌아가지 않기 위하여/ 이윤학 I Want To Know What Love Is - Foreigner 문서 2014.07.26
[스크랩] 이 바쁜데 웬 설사/ 김용택 이 바쁜데 웬 설사/ 김용택 소낙비는 오지요 소는 뛰지요 바작에 풀은 허물어지지요 설사는 났지요 허리끈은 안 풀어지지요 들판에 사람들은 많지요 - 시집『강 같은 세월』(창작과 비평사, 1995) .................................................... 사노라면 누구나 한두 번쯤 이런 최악의 긴박한 위.. 문서 2014.07.14
접촉사고/ 강연호(1962 ~ ) *산을 좋아한다는 사람.....에서 접촉 사고 (1962 ~)강연호 출근길 접촉 사고가 났다 충돌도 아니고 추돌도 아니고 어디까지나 접촉이라는 사고 접촉이라는 말이 에로틱해서 나는 잠시 웃었다 사고라는 말뜻까지 다시 들려서 또 웃었다 길에서 만난 개미 두 마리 머뭇머뭇 더듬이로 서로의 .. 문서 2014.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