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함민복 꽃/ 함민복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달빛과 그림자의 경계로 서서 담장을 보았다 집 안과 밖의 경계인 담장에 화분이 있고 꽃의 전생과 내생 사이에 국화가 피었다 저 꽃은 왜 흙의 공중섬에 피어 있을까 해안가 철책에 초병의 귀로 매달린 돌처럼 도둑의 침입을 경보하기 위한 장치인가.. 문서 2014.06.02
[스크랩] 작품 속 내 고향 ② 김주영 작가의 청송 진보장터 작품 속 내 고향 ② 김주영 작가의 청송 진보장터 (대구일보 2014년 5월22일자) 밑바닥 인생길 위에서의 파란만장 / 글 권순진 완결판 '객주' 박경리의 ‘토지’, 황석영의 ‘장길산’, 조정래의 ‘태백산맥’ 등과 봉우리를 나란히 하며 한국문학을 대표해온 대하역사소설이 김주영의 ‘객.. 문서 2014.05.31
[스크랩] 가고 오지 않는사람 외 -김남조 시모음- 따뜻한 음악 바다 건너 더 먼 곳 그의 집으로 나는 가리 세월의 가룻발도 내릴 만큼은 내려 투명한 적설이 되었으리 그는 의자에 앉아 있고 어린 아이가 하듯이 내 몸을 그의 무릎 위에 얹으리 한 생의 무게를 젯상에 올리는 적멸한 예식에 온 세상 잠잠하리 그 사이 흐르는 눈물은 눈물의.. 문서 2014.05.29
부부/문정희 부부 / 문정희 부부란 무더운 여름밤 멀찍이 잠을 청하다가 어둠 속에서 앵하고 모기 소리가 들리면 순식간에 둘이 합세하여 모기를 잡는 사이이다. 너무 많이 짜진 연고를 나누어 바르는 사이이다 남편이 턱에 바르고 남은 밥풀 꽃만 한 연고를 손끝에 들고 어디 나머지를 바를 만한 곳.. 문서 2014.05.21
물에 대하여/지성찬 Slip Stream - gale Revilla 물에 대하여 지성찬 물은 언제나 낮은 곳으로 흘러가서 모여서 샘이 되고 호수를 이루어서 생명의 원천이 되는 사랑의 실천이네 가는 길이 막히며 돌아서 흘러가고 막혀서 갈 수 없다면 기다리며 살아간다 모여서 힘을 보태면 태산도 무너진다 힘이 없어 보이지만 다.. 문서 2014.05.19
[스크랩] 詩 박살이 나도 좋을 청춘이여 (BGM有) 박살이 나도 좋을 청춘이여 김순진 박살이 나도 좋을 청춘이여! 몰려오는 먹구름에 대하여 무게를 안고 미동도 않는 바위처럼 우직함의 네 어깨에 세상의 멍에를 메고 커피 한 잔 곁들이며 고뇌를 풀고 보라! 네 할 일이 저기 무던히도 많으나 한겨울의 시련도 불타는 입김으로 녹이고 너.. 문서 2014.05.13
뿌리& 고구마, 모두 썩었어요 /지성찬 물에 담긴 고구마가 이렇게 자랐다 뿌리 지성찬 장미가 담장을 따라 기어가다 꽃을 피웠네 지나는 사람들이 꽃을 따서 가져갔지만 마음은 뿌리에 있어 가져갈 수 없었네 .......................................................................................................................... 고구마, 모두 썩었어요 .. 문서 2014.05.10
바람의 냄새/윤의섭 바람의 냄새/ 윤의섭 이 바람의 냄새를 맡아 봐라 어느 성소를 지나오며 품었던 곰팡내와 오랜 세월 거듭 부활하며 얻은 무덤 냄새를 달콤한 장미 향에서 누군가 마지막 숨에 머금었던 아직 따뜻한 미련까지 바람에게선 사라져 간 냄새도 있다 막다른 골목을 돌아서다 미처 챙기지 못한 .. 문서 2014.05.05
어느 날 라디오에서/이규리 어느 날 라디오에서/ 이규리 어느 날 라디오에서 유명 작곡가들의 미완성작만을 모아 틀어주고 있었다 생이나 죽음도 결국 미완이지만, 어느 날 나 죽은 뒤 누군가가 노트 뒤지고 컴퓨터 찾아내어 일기나 메모를 공개한다면, 미처 못 마치고 멈춘 동작들 보여준다면 어떨까 제대로 살아.. 문서 2014.05.02
옹기전에서 / 정희성 목동 파리공원에서 수국 옹기전에서 / 정희성 나는 웬지 잘 빚어진 항아리보다 좀 실수를 한 듯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 아내를 따라와 옹기를 고르면서 늘 느끼는 일이지만 몸소 질그릇을 굽는다는 옹기전 주인의 모습에도 어딘가 좀 빈 데가 있어 그것이 그렇게 넉넉해 보였다 내가 골라.. 문서 2014.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