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이 / 박시교 옹이/ 박시교 바람은 그 자취를 남기지 않는다지만 지난 뒤 돌아보면 아련한 저 그리메 지워도 지워지지 않을 상처는 남았구나 그 무엇에 목멜 일 있었을까 싶다가도 문득 문득 떠오르는 죄스러운 어젯일이 여직도 못내 사무쳐 가슴을 짓누른다 사람의 평생에 옹이는 몇개나 지며 고비마.. 문서 2015.03.07
고백/남진우 고 백 남진우 내 그대에게 사랑을 고백함은 입속에 작은 촛불 하나 켜는 것과 같으니 입속에 녹아내리는 양초의 뜨거움을 견디며 아름다운 동그란 불꽃 하나 만들어 그대에게 보이는 것과 같으니 아무리 속삭여도 불은 이윽고 꺼져가고 흘러내린 양초에 굳은 혀를 깨물며 나는 쓸쓸히 돌.. 문서 2015.03.02
[스크랩]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김경수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김경수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라는 영화 안의 빨간 나무 지붕이 있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극중의 한 기혼 중년여인과 한 중년 독신남자가 처음으로 사랑을 느꼈네. 그리고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헤어졌다네. 불륜의 사랑이었으므로 그러나 그것이 생.. 문서 2015.02.28
봄길 / 정호승 봄길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문서 2015.02.27
숫돌/마경덕 숫돌 마경덕 밋밋한 돌덩이가 칼을 쥐고 논다 얼마나 칼을 갈아 마셨는지 쇠비린내 물큰 난다 쇠붙이를 물어뜯은 제 몸도 우묵하다 허공에 무수히 칼자국이 나있다 마경덕. <숫돌> 전문 * 마경덕의 시밭에서..... 문서 2015.02.23
[스크랩] 마경덕 시창고 2004/05/31 쓸쓸한 물/마종기 [2] 2004/05/31 저 곳/박형준 [1] 2004/05/31 긍정적인 밥 /함민복 [1] 2004/05/31 포먼의 시간 /김경민(짧은 산문) 2004/05/31 눈 속에 묻힌 시인들/김경민 2004/05/31 성삼재에서 별을 따다/이춘하 2004/05/31 그 안마방/ 정병근 2004/05/31 봄풀꽃/김건일 [1] 2004/05/31 옛 집터에 서면/한용.. 문서 2015.02.22
계란을 생각하며 /유안진 계란을 생각하며 / 유안진 밤중에 일어나 멍하니 앉아 있다 남이 나를 헤아리면 비판이 되지만 내가 나를 헤아리면 성찰이 되지 남이 터뜨려 주면 프라이감이 되지만 나 스스로 터뜨리면 병아리가 되지 환골탈태換骨奪胎는 그런 거겠지. - 시집『둥근 세모꼴』(서정시학, 2011) 문서 2015.02.22
독락당/조정권 독락당(獨樂堂) / 조정권 독락당(獨樂堂) 대월루(對月樓)는 벼랑 꼭대기에 있지만 예부터 그리로 오르는 길이 없다. 누굴까, 저 까마득한 벼랑 끝에 은거하며 내려오는 길을 부숴버린 이. - 시집『산정묘지』(민음사, 1991) ................................................... 경주시 안강읍에 소재한 옥.. 문서 2015.02.12
가죽나무를 사랑하였다/문태준 The Nature Of Time - Robin Spielberg 가죽나무를 사랑하였다/ 문태준 지난여름 나는 가죽나무를 사랑하였다. 늘 어둡고 눈이 침침하던 나무를 사랑하였다. 지난여름 나는 가죽나무를 사랑하였다. 나무에서 둥지를 틀던 검은 소리들을 사랑하였다. 말라붙은 우물처럼 알몸으로 그녀가 우는 것을 .. 문서 2015.02.10
눈, 스무 살로 내리다/복효근 눈, 스무 살로 내리다 이렇게 춥고 눈이 쌓이는 날엔 신부야 가난한 우리가 더 깊은 산골로 가서 산골로 가서 눈에 묻혀 한 스무 살쯤으로 살면 좋겠다 지하수 펌프가 얼어서 내가 장작을 패고 있는 사이 계곡물을 길러 가는 신부야 네 귀가 추위에 빨갛게 얼었구나 나는 패던 장작을 내려.. 문서 2015.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