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록 시인의 시들 물푸레나무라는 포장마차 이정록 버스는 떠났네 처음 집을 나온 듯 휘몰아치는 바람 너는 다시 오지 않으리, 아니 다시는 오지 마라 어금니 깨무는데 아름다워라 단풍든 물푸레나무 나는 방금 이별한 여자의 얼굴도 잊고 첫사랑에 빠진 듯 탄성을 지르는데 산간 멀리서 첫눈이 온다지 포.. 문서 2018.05.28
【박창기】관계 관계/박창기 바람 부는 날 메밀밭은 멀리서 보면 하얀 파랑이 출렁이는 흰옷 입은 무희들의 집단 군무 같다 이것도 한순간 눈을 거쳐 내 맘의 허공을 다녀간 것 즐거움을 보는 것은 행복이라 생각할 수 있겠다 세상을 다녀 보면 작은 행복의 기저들이 깔렸다 혼자 보기엔 너무 아까운 것.. 문서 2018.04.02
순진시 (권순진 시집 "낙타는 뛰지 않는다" 출간을 기념하며/이정록 When A Child Is Born - Sarah Brightman 순진시 ㅡ권순진시집 [낙타는 뛰지 않는다] 출간을 기념하며 이정록 이웃집 아저씨는 농사 지으며 떡방앗간을 한다. 소 키우고 쇠전에서 중개인을 한다. 그러니까 우리 방앗간 떡이, 내가 키운 소가 최고라고 한다. 후배 중에 축협 도축부에서 소와 돼지를 해.. 문서 2018.02.27
권순진 시집[낙타는 뛰지 않는다] 출판 기념회 스케치 Serenade To Spring - Secret Garden 권순진 시집 <낙타는 뛰지 않는다> 출판 기념회 스케치 김수상 시인이 사회자로 인사 후 초대가수로 천광호 바이올린 듀오의 연주와 노래로 김민기의 '아름다운 사람'과 '모란 동백' 등 열창 문인수 시인님은 "낙타는 뛰지 않는다"시집의 추천사에서 권순진 .. 문서 2018.02.25
박서영의 詩 * 박서영 / 1968년 경남 고성 출생. 1995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붉은 태양이 거미를 문다』『좋은 구름』. 업어 준다는 것 박서영 저수지에 빠졌던 검은 염소를 업고 노파가 방죽을 걸어가고 있다 등이 흠뻑 젖어들고 있다 가끔 고개를 돌려 염소와 눈을 맞추며 자장가까지 흥얼거.. 문서 2018.02.13
[권순진]낙타는 뛰지 않는다 낙타는 뛰지 않는다/권순진 날마다 먹고 먹히는 강한 자가 지배하지도 약한 자가 지배당하지도 않는 초원을 떠나 사막으로 갔다 잡아먹을 것 없으니 잡아먹힐 두려움이 없다 먹이를 쫓을 일도 부리나케 몸을 숨길 일도 없다 함부로 달리지 않고 쓸데없이 헐떡이지 않으며 한 땀 한 땀 제 .. 문서 2018.02.02
〔이후재〕여의도의 크기 여의도의 크기/이후재 깜짝 놀란 아침 신문이 납작 엎드린다 대남 장사정포 발사, 연평도 주민 2명 사망 건물 파괴는 여의도 면적의 세 배 관동지방 해변에 쓰나미 뎦쳐 여의도 면적의 열 배 쑥대밭, 수만 명 매몰 신문기자는 데드라인만 알았지 제곱미터의 크기를 모르나 보다 우산 .. 문서 2018.01.09
[전여운]국밥 한 그릇 국밥 한 그릇/전여운 원고개 시장 가마솥 국밥 집 앞 인력시장 구멍 숭숭 난 드럼통에 기세 좋게 타오르던 불길 사그라지고 느릿느릿 기어로른 해가 중참 먹을 때를 가리키지만 오늘도 팔리지 못한 그 가마솥 곁에 쪼그려 앉아있다 회사가 문을 닫아 거리로 나선 지 벌써 3년 한 달에 스무.. 문서 2017.12.29
박창기/사랑 사랑 박창기 너무 말이 없어 조용한 게 아니라 너무 조용해서 할 말을 잊은 건지도 둘만 사는 집에서 이따금 살아 있는지 확인하러 오는 아내 먹을 걸 꼭 가지고 온다 같이 먹자고 말을 건다 그제서야 나도 입속 냄새를 날린다 이러니 하루 몇 마디 하겠나 볼일은 봐야 하니 그때마다 잘 .. 문서 2017.12.28
임영조 시모음 권태를 위하여 살다 보면 문득 나를 잊고 싶을 때가 있다 급행열차 선반에 얹어놓고 꾸벅꾸벅 졸며 가다가 그만 깜박 잊고 내리듯 나를 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어떤 날은 또 나를 살살 유인해 어느 으슥한 술집으로 끌고가 진탕 술이나 먹이면서 주정하듯 함부로 지끌이는 불평과 입 밖에.. 문서 2017.11.04